최고 속도인 시속 300㎞로 운행할 경우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4시간48분 소요된다. 10시간 이상이던 운행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베이징과 상하이가 일일생활권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징후 고속철은 베이징과 톈진(天津)·상하이 등 3개 직할시와 허베이(河北)·산둥(山東)·장쑤(江蘇) 등 4개 성을 통과한다. 중국 경제의 심장인 동부 연안의 주요 도시를 두루 거치는 것이다.
통과 지역의 인구는 중국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국내총생산(GDP)은 40%를 차지한다. 2200억 위안(약 36조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시속 300㎞로 운행하는 열차의 베이징~상하이 구간 요금은 이등석 555 위안(약 9만3000원), 일등석 935 위안(약 15만6000원), 특등석 1750 위안(약 29만3000원)이다. 시속 250㎞로 운행하는 열차의 경우 이등석은 410 위안(약 6만8000원), 일등석은 650 위안(약 10만8000원)이다.
中 '과속 스캔들'… 고속철 강국 이미지 '흔들'
"고속철 시속 350㎞는 안전 무시한 조작된 속도" 前 철도부 고위 간부 폭로
내달 1일부터 300㎞로 운행… 中 "경제성 따른 조치" 강변
지난 수년간 중국 당국이 '세계 최고'라고 선전해온 시속 350㎞ 이상의 고속철 속도가 사실은 안전 기준을 무시한 조작된 속도라는 주장이 중국 철도부 전직 고위 관료에 의해 제기됐다. 이 관료는 또 중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밝힌 고속철 기관차의 주요 부품도 대부분 독일 지멘스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그의 말대로라면 지난 수년간 중국이 공들여 만들어 온 '고속철 강국'의 이미지는 과장됐거나 허상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공교롭게도 철도 납품 비리로 낙마한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성광주(盛光祖) 신임 철도부장은 부임 직후인 지난 4월 중순 "고속철 최고 속도를 시속 350㎞에서 30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저우이민(周翊民) 전 철도부 부총공정사(副總工程師)는 21일 '21세기경제보도' 인터뷰에서 "중국에 고속철 기관차를 공급한 독일 지멘스와 일본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은 공급 계약 당시 최고 운행 속도를 시속 300㎞로 분명히 명시했다"면서 "중국이 시속 300㎞짜리 고속철을 사들여 시속 350㎞, 심지어 380㎞로 운행하는 것은 안전을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형 고속철 기관차에 대해서도 "제작 기술이 향상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주요 부품은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우 전 부총공정사는 철도부 고위 관료 출신으로 2000년대 초 퇴직 전까지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을 비롯한 주요 고속철 프로젝트 기획을 담당했다.
중국 철도부측은 이에 대해 "속도를 낮추기로 한 것은 경제성 때문이며, 중국은 안전성이 검증된 시속 380㎞ 고속철을 자체 개발했다"고 반박했다.
저우 전 부총공정사는 그러나 "중국 고속철은 일본 신칸센과 독일 지멘스의 이체(ICE)3이 원형으로 도입 계약 당시 최고 운행 속도를 시속 300㎞로 제한했다"면서 "이는 중국이 기관차를 개조해 이 이상 속도로 운행하다 사고가 날 경우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철도부가 고속철 최고 속도를 시속 350㎞ 이상으로 끌어올린 데 대해서는 "류 전 부장 재임 시절 무엇이든 세계 일류를 요구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류 전 부장의 공명심이 고속철 최고 속도 조작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