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먹는 면 종류만 1200가지…무궁무진한 중국 면 세계
November 22, 2019
‘네 발 달린 것은 의자 빼고 두 발 달린 것은 안경 빼고 다 먹는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중국 요리는 그 재료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중국 슈퍼 면 코너에만 가도 성분과 제작 방법에 따라 중국의 면이 얼마나 다양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중국 길거리에서는 특색을 갖춘 면 전문 식당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샤브샤브나 마라탕을 먹으며 추가로 면을 시킬 때조차 면 종류가 너무 많아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중국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면 전문 식당]
쫄깃, 탱글, 푹석, 매끈…다양한 식감의 면 종류
면은 곡식이나 콩을 갈아 만든 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 덩어리를 만든 후 밀대로 밀거나 자르거나 누르거나 비비거나 치대거나 당기거나 늘여서 길게(넓게 혹은 좁게) 또는 작게 조각내어 끓이거나 볶거나 찌거나 튀겨서 만든 음식이다.
소면(素麵: 반죽을 길게 늘여서 막대기에 감아 당기며 만든다), 압면(押麵: 구멍이 뚫린 작은 통 사이로 눌러 뽑아낸다), 절면(切麵: 밀대로 밀어 칼로 썰어 만든다), 납면(拉麵: 반죽을 양쪽에서 당기고 늘려 여러 가닥으로 만든다), 하분(河粉: 쌀가루 유액을 쪄 면대를 만든 후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든다) 등등 지역에 따라 제작 방식도 천차만별이며 면의 모양도 굵기도 종류가 각양각색이다.
[중국 징커룽(京客隆)슈퍼의 생면 코너와 펀(粉) 코너, 일반 면 코너]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국수를 통틀어 면이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중국은 밀가루로 만든 면만 면(面)이라고 부르며, 전분(澱粉)으로 만든 국수는 펀(粉)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당면하면 흔히 잡채에 들어가는 가느다란 면을 생각하는데 중국은 당면도 넓이에 따라 펀탸오(粉條: 직경이 1mm이상)와 펀쓰(粉絲: 직경이 1mm이하)로 나뉜다. 한국에 있는 마라탕 가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꼽힌 콴펀(寬粉: 넓적 당면)은 펀탸오에 속한다.
펀은 재료 성분에 따라 투더우펀(土豆粉: 얼핏 보면 우동면과 비슷한 감자 전분으로 만든 당면), 허펀(河粉: 쌀국수), 허예펀(荷葉粉: 연잎으로 만들어 초록빛을 띤다), 위미펀(玉米粉: 옥수수면) 등등 다양하다.
그 외에도 뉴진몐(牛筋面: 면이 두껍고 구멍이 퐁퐁 나 있어서 쫄깃쫄깃하다)과 렁몐(冷面•냉면) 등등 일상생활에서 즐겨 먹는 종류만 1200가지에 달하며 산시(陜西) 면 종류만 100여 종이라고 한다.
삶을까? 볶을까? 버무릴까? 튀길까?...다채로운 중국 면 요리의 세계
이건 꼭 먹어야 해! 중국의 10대 면 요리
넓고 광활한 대륙 중국은 지역과 재료, 조리법에 따라 면 요리가 다채롭게 발달했다. 중국에 현존하는 면 요리의 종류는 조리법에 따라 탕면[湯麵: 뜨거운 국물에 삶은 면을 넣는다. 뉴러우라몐(牛肉拉面)과 후이몐(燴面), 각종 구탕몐(骨湯面) 등이 있다], 초면[炒麵: 광둥요리(粵菜) 짜오차(早茶) 주식 중 하나. 다양한 재료를 함께 볶은 면], 반면[拌面: 다양한 재료를 넣어 버무린 면. 러간몐, 자장몐, 다루몐 등등이 있다. 양반몐(凉拌面)은 차가운 소스로 버무린 면을 말한다], 먼몐[焖面: 면의 영양과 식감을 살린 먼(焖) 제조 방법으로 만든 면 요리. 볜더우(扁豆)먼몐, 파이구(排骨)먼몐 등등이 있다]등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면과 펀 요리 사진들]
2013년 6월 저장(浙江)성 상무청과 항저우(杭州)시 인민정부, 중국호텔협회가 공동 주관한 ‘제1회 중국면문화제'에서 ‘중국의 10대 면 요리'를 선정했다. 최종 선발된 중국의 10대 면 요리는 아래와 같다.
1. 우한(武漢) 러간몐(熱幹面):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 지역의 명물. 러간몐의 면은 다른 보통 면과 다르게 량몐(涼面)도 탕몐(湯面)도 아니다. 두툼한 면을 삶은 후 식혀서 말린 뒤 땅콩 소스를 뿌려 각종 채소 고명과 함께 비벼 먹는 요리다.
[중국 대표 생활포털사이트 다중뎬핑(大眾點評) 베이징 러간몐 1위 맛집
러다수(熱大叔)와 러간몐]
2. 베이징(北京) 자장몐(炸醬面): 한국의 자장면보다 단맛이 적고 짠맛이 강하다. 오이, 당근, 콩, 파 등 조리하지 않은 다양한 채소를 생으로 내어 원하는 만큼 장과 함께 비벼 먹는다.
3. 산시(山西) 다오샤오몐(刀削面): 한국의 칼국수와 비슷하다. 칼국수는 면발이 길고 모양이 비교적 균일한 반면 다오샤오몐은 면이 넓고 요리사가 즉석에서 면을 칼로 깎아 삶아주기 때문에 길이가 다 다르다.
4. 란저우(蘭州) 라몐(拉面): 실크로드 핵심 도시 중 하나인 간쑤(甘肅)성 란저우를 대표하는 요리.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인 국수에 진한 고기 육수의 풍미가 배어 깊은 맛을 자랑한다.
5. 쓰촨(四川) 단단몐(擔擔面): 쓰촨지방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 행상꾼이 지게에 국수와 화로를 짊어지고(擔•메다,지다) 다니며 팔았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맵고 얼얼한 맛과 부드럽고 쫄깃한 면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6. 항저우(杭州) 폔얼촨(片兒川): 대나무 죽순과 돼지고기를 얇게 채썰어 함께 끓여낸 면 요리. 담백한 죽순과 짭조름한 살코기가 면과 함께 잘 어울린다.
7. 쿤산(昆山) 아오짜오몐(奧竈面): 담백한 맛이 일품인 장쑤(江蘇)성 요리로 유바오위몐(油爆魚面•기름생선면)과 바이탕루야몐(白湯鹵鴨面•백탕오리고기)이 가장 유명하다.
8. 진장(鎮江) 궈가이몐(鍋蓋面): 진장 샤오다오몐(小刀面)이라고도 불린다.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인 탸오몐(跳面: 외관 굵기가 균일하고 질겨 오래 삶아도 흩어지지 않는다)이 특징이다.
9. 지린옌지(吉林延吉) 렁몐: 우리나라 냉면과 비슷하지만 면발이 더 두껍고 탱탱해 쫄면의 식감과 비슷하다. 육수도 좀 더 달고 진하다.
10. 허난(河南) 후이몐(燴面): 고기 육수에 면과 양고기를 넣어 먹는다.
[Biangbiang몐(Biangbiang의 한자는 컴퓨터 자판으로 치기가 어려워 比昂比昂面이라고 바꿔 부르기도 한다)]
4,000년 역사의 중국 면 요리
밥심 아닌 면심으로 산다…산시, 허난
중국의 면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역사도 길다. 고고학자들은 2005년에 중국 칭하이(青海)성 라자(喇家)촌에서 4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면을 발견했다. 지금처럼 제면기술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비벼 면을 뽑은 것으로 보인다. 고고학자들에 의해 완벽하게 보존된 면이 들어있는 그릇이 발굴되었을 때, 중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면을 개발했다는 명예를 갖게 되었다.
중국은 기원전 2000년경 이전부터 밀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1955년 안후이(安徽)성에서 발굴한 신석기 시대 유적 중에는 탄화된 밀도 나왔다. 쌀이 많이 나는 중국 남부 지역과 달리 중국 서북부 지역은 기온이 낮고 건조해서 쌀 대신 밀 재배가 발달하였고 자연스럽게 면식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 는 말이 있으며 사람을 만나 인사할 때 습관적으로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밥은 주식이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중국은 광대한 영토만큼이나 풍습도 다양해 밥뿐만 아니라 면, 죽, 만두, 빵을 주식으로 삼기도 한다. 중국에는 ‘북방은 면, 남방은 쌀밥' 이라는 말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산시(山西)와 허난(河南)이 면심으로 산다.
중국에서는 생일이 되면 ‘장수면'을 먹는데 면발의 길쭉한 생김새가 가늘고 길어 장수를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한국에서는 면이 길면 가위로 잘라 먹지만 중국은 장수면이 끊어지면 단명한다고 생각해 잘라 먹지 않는다.
[인민망 하정미 기자 hjmcnkr@people.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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