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중국

취선호(醉仙湖)에 취하여

아람누리 2013. 9. 3. 23:01

 

 

 

 

취선호(醉仙湖)에 취하여
2013년 09월 03일 (화) 17:20:34 인민일보 기자 info8887@daum.net

 

사진: 취선호의 아름다운 풍경

 

여름에 장시(江西)성 난청(南城)현 취선호로 여행을 떠났다. 취선호에 가기 전에도 국내외의 적지 않은 유명호수들을 돌아봤지만, 취선호의 경치처럼 내 혼을 빼앗기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었다. 취선호라는 명칭은 과연 지나친 것이 아니었다.
취선호는 자연 상태 그대로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호수이다. 호반에는 신비로운 동굴이 있는데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옛날에 한 신선이 이곳에서 술에 취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그 동굴이름을 취선암(醉仙岩)이라 하고 호수이

름도 취선호라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취선호는 1959년, 훙먼(洪門)발전소 댐을 건설하면서 형성된 인공호이며 크고 작은 1056개의 섬으로 형성되어 있다. 면적 40여 제곱킬로미터, 총 저수량은 12억 입방미터로 장시 동부의 ‘첸다오후(千島湖)’로 불린다. 이곳에서는 산을 감상하며 물놀이를 할 수 있고, 각종 조류 감상, 동굴감상 등과 함께 호수에서 잡아 올린 생선요리 또한 맛볼 수 있다. 푸른 호수를 술로 삼아 단산(丹山)에 취하는 매력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취선호의 빼어난 경

관은 저장(浙江) 춘안(淳安)의 ‘첸다오후(千島湖)’와 그 아름다움을 견줄 만하다.

오랜 시간 동안 불편한 교통 때문에 아름다운 취선호의 풍경이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

곧 개통되는 샹푸(向蒲)철도가 난청현을 경유하게 되어 취선호도 신비의 베일을 벗고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이다.
취선호의 미경은 호수의 수면에 있다. 맑은 날이면 만경창파 수면위로 옅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뭇 산들이 고요한 수면위로 거꾸로 비치며 한 폭의 채색화를 연출한다. 호수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별처럼 퍼져있다. 섬에서 자라는 나무뿌리, 참대뿌리와 풀뿌리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들이 개울을 이루어 조잘대며 대지의 향기와 생명의 음표(音符)가 되어 호수로 흘러든다. 아름다운 오색무지개가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호수와 하늘을 아름답게 이어준다. 말 그대로 선경이다. 안개가 걷힌 호수는 더욱 푸른 빛깔을 뽐내며 다채로움을 연출한다. 거기에 고기잡이배 한척이 시야에 들어오며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지난 오랜 기간 난청 사람들은 엄격하게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과 식수조림(植樹造林)을 하여 호수주변 산들에 녹음이 우거지게 하고 청정호수를 지켜냈다. 오늘날 난창(南昌)시는 매일 150킬로미터 밖의

취선호에서 80만 입방미터의 청정수를 끌어들여 난창시의 8개 호수와 2개 강줄기를 적신다.
수질이 좋으니 각종 새들도 떼를 지어 날아든다. 저녁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면 호

숫가와 섬에는 백로들이 찾아와 너울너울 춤을 춘다. 천지간을 이어주는 이 정령

(精靈)은 수많은 문인 서예가의 영감을 불러오고 화가와 사진사들의 격정을 일으

켰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중에는 이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취선암은 취선호의 정수(精華)로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 산중턱에 동굴이 뚫려있는데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전설에 의하면 동굴에는 보물이 있었는데 누구도 그것을 구하려고 감히 굴속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동굴 내부는 여름에도 시원하여 피서하기 좋은 곳이다. 불교유적지인 취선암 내부에는 보살이 모셔져 있고, 향불이 끊이지 않는다.
취선호의 만경창파 아래로 2000여 년 전 옛진(古鎭)인 초석진(硝石鎭)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초석진은 서한(西漢)때부터 난청현 현성이었으며, 장시에서

푸젠(福建)까지 이어지는 교통요지였다. 초석진은 기원전 202년부터 난청현성까483년간의 역사를 이어왔다. 초석진에는 석판도로가 있어 이 도로가 상가(上街),

중가(中街), 하가(下街)로 거리를 나누고, 강을 향해 있는 고상가옥이 즐비하며, 맞은편에 백사장이 펼쳐져 아이들이 낙원으로 여기는 곳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수면 밑의 이야기로 남아있다. 난청사람들은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어제의 문명을 계승하여 오늘의 문명을 다시 쓰고 있다. 호수를 보호하고 세인을 맞이하는 일은

이미 모든 현민들의 공통된 인식과 행동이 되고 있다.

 

                                                                  황전중(黃振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