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0후(后) 세대란, 80년대 ‘1가구 1자녀’ 정책에 따라 ‘소황제’라고 불리며 유복하게 자란 세대를 뜻한다. 20대의 주를 이루고 있는 중국
80후 세대는 외동 자녀로 귀하게 자라, 과거 세대와 달리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성장하였다. 따라서 명품을 좋아하고 소비지향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80후 세대는 어려움을 모르고 풍요롭게 자라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 어려운 일은 기피하면서 높은
급여를 원하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기업은 아직 경력도 없고 능력도 검증이 안 된 사회 초년생을 높은 급여를 주면서 채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80후 세대는 자신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직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진해서 실업을 선택하고 있다. 낮은 급여라도 경력을 쌓아
다져나가기보다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을 때까지 일하지 않는 것이다.
80후 세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이직 빈도가 높은
점이다. 한 기업은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이력서를 검토하던 중 80후 세대의 잦은 이직 경력에 혀를 내둘렀다. 한국의 경우 잦은 이직은 채용에
있어서 결격사유로 작용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오히려 능력을 반증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투자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현지 인력 관리의 어려움이다. 특히 현재 활발히 취업활동을 하는 80후 세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이력서와
면접을 통해 어렵게 채용한 80후 세대인 신입 직원은 업무를 가르치고 지시하는데 있어서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한국 신입직원처럼 엄격하게
가르치고 많은 것을 지시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업무를 가르친다고 자칫 잘못을 지적했다가 다음날 신입 직원이 말도 없이 출근하지 않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80후 세대는 중국 기업에게도 고민의 대상이다. 한 중국의 중소기업 사장은 ‘요즘은 직원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모셔야 할 지경이다’라고 한탄하곤 한다. 중국기업도 이러한데 투자진출 한국기업은 오죽하겠는가?
한국 기업은 이제 달라진
중국 노동시장을 이해하고 저렴한 노동력으로 이윤을 추구하던 과거 중국 노동 환경과 작별을 고할 때가 됐다. 그리고 한국의 기업문화와 중국의
기업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사람처럼 직장에 많은 것을 희생하는 국민도 세상에 드물다. 중국의 기업문화는 지역마다,
그리고 기업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자원도 풍부하고 경제성장기에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처럼 직장에 많은 것을 희생하지
않는다.
자원도 없고 가진 것 없이 오직 인력으로 일으켜야 했던 한국의 경제와 자원도 풍부하고 땅도 넓으며 시장도 거대한 중국
경제가 서로 다르듯이, 두 나라의 직장 문화도 다르다. 어떻게 보면 중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가진 환경에서 그만큼 덜 절박하게
일할 수 있다. 그래서 협동과 단체정신, 개인희생을 강요하는 한국 기업문화는 개인적이고 급할 것이 없는 중국의 기업 문화에는 맞지 않다.
더군다나 ‘소황제’로 불리는 80후 세대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제 이러한 중국의 노동환경을 받아들이고 좀 더 세심하게 현지 인력을 배려하고
소통의 기회를 넓혀 직원이 회사에 바라는 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끝.